여름만 되면 ‘납량’(納凉)이란 표현도 자주 튀어나온다.
‘납량’을 대부분의 한국 국어사전에서는 ‘더위를 피하여 서늘한 바람을 쐼’ 또는 ‘더위를 이기거나 잊게하는 일’이라 풀이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발음은 [남냥]이라 한다고 했다. 또 어떤 이는 ‘더위를 거두어 가는 초가을을 뜻한다’고 엉뚱한 주석을 달기도 하여 쓴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납량’이란 본디 우리말이 아닌 일본제 한자 표현에서 음역한 것이다.
일본에서는 ‘のうりょう’(노우료우)라 소리내고 ‘더위를 피하기 위한 궁리, 또는 시원함을 맛보는 일’이라고 했다. 또 더위를 피하는 뱃놀이를 위한 ‘납량선’(納凉船)을 띄울 때 이 표현을 쓴다. 옛날 일본의 상류사회에서 피서하는 습관을 일컫는 말로 쓰이다가 토쿠가와 가 정권을 잡았던 17세기초부터 시작된 에도(江戶)시대부터는 서민도 강놀이의 개시를 축하하고 냇가나 배에서 불꽃놀이를 즐기는 일을 ‘노우료우’라 하고, 이 축제를 ‘納凉花火大會’라 일컫었다.
이 말을 한국에서는 그대로 들여다 한자음만 달리하여 여름만 되면 더위를 피하는 전용어 처럼 사용해오고 있다. 특히 신문이나 방송 미디어에서 “납냥특집”이라는 따위의 표현이 버젓이 반복되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언어종속이 아닐 수 없다.
출처:바른미디어언어 150호
Posted by mindgueril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