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손님, 주문하세요!
아침에 내 준 숙제검사를 할까하다가...(내가 생각해도 재미없는...곧 2학년에 올라가는 진수를 생각한답시고...막연한 내 불안감을 단순하게 해소하기 위해 떠맡긴 수학문제풀이들, 작은고모가 선물한 논술교재...)
덕: 오늘의 추천메뉴는 뭔가요?
수: 돼지구이버거(뭐야? 잘하면 대박날 것 같기도 하다)와 마쉬멜로우차(뭘까? 이 느끼함은...)입니다.
그때 옆에 서있던 진혁이가 돈(부루마블용 지폐들)을 준다. 사먹으라는 얘기겠지. 일단 주문. 주문을 마치자 작은 수첩에 내가 주문한 메뉴의 이름이 적힌 작은 종이를 내밀며
수: 싸인해 주세요.
덕: 현금이라 싸인은 안 해도 됩니다. 그리고 메뉴판에도 영수증에도 가격이 없네요.
진수와 메뉴의 가격을 정했다. 게살버거는 1,000원, 치킨버거는 5,000원...치즈버거는 10,000원이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새로운 메뉴도 추가해달라고 요청했다. 마쉬멜로우 코코아. 잠시 후, 가격과 함께 포도주스와 레몬차, 콜라와 사이다가 추가된 새 메뉴판이 등장. 진혁이 몫까지 주문을 하니 1만8천원. 2만원을 내고 2천원을 거슬러 받았다. 하지만 금방 덧셈과 뺄셈이 되지않는 모양이다.(당연하지!) 영수증 종이를 달라고 해서 메뉴별 가격, 합계, 받은 돈, 잔돈 순으로 적어 주었다. 그제서야 이해를 한 진수. 금방 잘난 체한다.
수: (뻔뻔하게) 만 팔천이네요! 영수증 여기 있습니다.
덕: (노파심에) 그런데 햄버거 너무 살찌는 거 아닌가요?
수: (정색하며) 우리 햄버거는 살 안찝니다.
우리 아이들을 키우면서 내가 비로소 어른이 되는 걸 느낀다. 거실에 틀어놓은 음악에 맞춰 아이들이 신나게 제멋대로 춤을 춘다. 어쩜 그렇게 춤을 잘 추냐?했더니...그냥 느끼는대로 추면 된단다. 아이들은 복잡한 나를 단순하게 만들고, 웃게 만들고, 울게 만든다. 내가 얼마나 바보인지를 알게 한다.
난 내가 겪은... 나만의 생각도 구체적인 계획도 의지도 없이 남이 만들어놓은 놀이판 위를 배회하다가 갑작스럽게 결단의 순간을 맞딱뜨리는...그런 바보같은 경험을 하지않기를 바란다.
누구나 쉽게 말하는 '고기잡는 방법'을 아이들과 함께 찾고 배우고 싶다.
아.. 사연이 길었다.
사실 며칠 전부터 읽기 시작한 책을 소개하려던 것이었는데.
다음은 책의 머릿말에서 발췌해 적었다.
우리 큰 아이는 유아기를 거쳐 학교에 갈 나이가 될 때까지 내가 봐온 그 어떤 아이보다도 느긋하고 성격이 좋은 꼬마였다.
그런데 노란 통학버스에 처음 올라탄 날을 시작으로 6개월쯤 지났을 때 나는 우리 아들이 점점 안 좋게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더 이상 부정할 수 없었다.
아들은 알 수 없는 부담감에 시달렸고, 툭하면 화를 냈으며, 늘 불안해했다. 이런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로 인해 아들의 건강과 행복은 점점 위협받고 있었다. 뭔가 바뀌지 않으면 안 되었다.
나는 유일한 대안이었던 두세 군데의 근처 사립학교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립학교의 학비는 너무 비쌌고, 이 방법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기보다는 문제를 단순히 재배열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곧 깨달았다. 즉 상황을 달리 보이게하지만, 침몰하는 배를 구하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방법이었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과정에서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교육시키고 있다는 생각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자 근사한 일이 일어났다. 가르치기보다는 배우기 자체에 집중했더니,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효과적인 학습'이라는 힘든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을 찾아내게 된 것이다. 그 방법은 나는 방향을 잡아주는 안내자 구실만 하면서 그저 편안히 아이들을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나는 이 방법을 매일매일 실천했다. 즉, 아이들의 호기심을 계속해서 북돋워주고, 오늘 배운 내용을 독립적인 인간으로서의 삶을 위한 약속으로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Curiosity - Interest - Attention - Learning
호기심은 흥미를 이끌어내고, 흥미는 주의력을 증진시키며, 주의는 학습을 유발한다
러닝코치란 아이가 가진 호기심과 흥미에 부모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Yes'라고 반응하는 것에 대한 내용이다. 학습과 뇌 기능에 대한 수많은 연구들을 보면, 제도적 교육의 접근방식이 지니는 가장 치명적인 결함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사전을 찾아보니 teach의 의미가 '지식이나 기술을 전하다; 지침을 주다'라고 나와 있다. 이 정의대로라면, 학생은 단순히 선생님의 말과 행동을 소극적으로 수용하는 사람이 된다.
반면, 교육을 가정의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부모는 학습을 '촉진'하는 '코치'가 된다. 즉, '어려움과 장애들로부터 자유롭게; 쉽게 만들다; 도와주다; 거들다'라는 '코치'의 정의가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정의에 따르면, 배우는 사람이 교육의 전면과 중앙으로 옮겨지게 된다. 즉, 당신의 자녀는 더 이상 단순하고 수동적인 수용자가 아니라, 자신의 교육에 있어서 적극적인 창조자가 되는 것이다.
자녀의 인생에서 한 사람의 선생님이 되겠다는 생각을 버려라.
자녀을 학습 장애로부터 자유롭게 만들겠다는 측면에서 사고를 시작하라. 그럼 당신과 자녀 모두에게 훨씬 더 재미있고 성공적인 학습의 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가르치다'라는 개념은 절대 중요하지 않다.
배움은 우리가 살아있고 의식이 있는 한 매일 아침, 점심, 저녁마다 일어나는 현상이다. 마치 숨 쉬는 것처럼 당연하고 우리가 감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행위인 것이다. 학습은 다다익선이 아니다. 그러므로 부담을 줄이고 재미를 늘려라. 계획은 적게 짜고 자유시간을 늘려라.
성공이란 단 하나의 잣대로 재단할 수 없으며,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또 해석될 수 있다. 성공은 끊임없이 무엇을 하라고 아이들을 몰아넣는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절대 아니다. 탐구와 발견을 북돋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아이들이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호기심을 자극할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다.
자녀들을 사랑하는 당신은 학습과 일상생활을 통합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이 꿈꿔왔던 완전한 변화를 만들 것이고 또 만들어낼 수 있다.
출처: 러닝코치 Learning Coach/린다돕슨 Linda Dobson/동인
Posted by mindgueril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