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을 지키는 군종병 몇 명만이 남아있을 뿐. 본당 옆에 사무실 건물이 새로 들어서면서 입구로 바로 연결되던 층계는 사라져버렸다. 교리가 끝나면 아이들과 노래하고 뛰놀았던 뒤뜰엔 1층짜리 교리실 건물이 답답하게들어서 있다.
본당 안으로 들어가본다. 붉고 거칠었던 내부는 밝고 깔끔한 벽돌로 말끔하게 바뀌었다. 그래도 냄새는 여전하다. 의자와 아련한 향내. 한 쪽 구석에선 반주자로 보이는 병사가 혼자서 피아노를 치고 있다.
층계를 내려와 교육관으로 간다. 이제는 전적으로 병사들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는 거 같다. 부엌도 군용 취사도구가 말끔하게 갖춰져 있다. 이 좁은 공간에서 아이들이랑 공부하고 무대를 만들어 예술제도 하고 그랬었구나.
신부님께 인사드리러 방문했던 게 마지막이었으니 10년만이다.
다 바뀌어버린줄 알았는데 또랑또랑한 목소리와 눈빛의 노인이 급하게 사무실에서 나온다. 사무장님! 여전하시다. 얼굴은 좀 야위고 검버섯도 짙어졌지만 급하고 힘차고... 여전하시다.
옆 방으로 향해 문을 열자... 20년 전의 교사들이 앉아있다. 다윗바오로형은 여전히 대학생같고, 남일형은 아직 대머리가 되지않았다. 근웅형은 어젯밤 좀 달려 피곤한 표정, 차 푸코선생님의 동그란 눈동자도... 풍기는 분위기도 여전하다.
Posted by mindgueril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