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모니터 끄고 장기 생존전략 짜라
'경영전략의 대가'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는 기업이 주가 급락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으며 장기적인 생존전략을 짜는데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6일 포터 교수는 매일경제가 주최한 제9회 세계지식포럼의 마지막날 특별강연에서 "실물경제는 2000년대 초 정보기술(IT) 버블 때와 달리 여전히 건재하다. 당시엔 실적이 없는 IT 기업중심으로 위기가 촉발됐다면 지금은 금융이 문제"라고 선을 그은 뒤 기업이 자신감을 갖고 사태에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잇따른 구제금융안 발표 직후 세계 주요국 증시가 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해 불안과 공포가 걷히는가 싶더니 며칠 만에 도로 주저앉아 시장 불안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포터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경제주체들에게 자신감을 가지라고 충고했다.
그는 특히 "모니터를 끄고 주식시세 들여다보기를 중단하라. 지금은 건실한 기업의 주가마저 하루에 10%씩 동반 하락하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경기 급변동에도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다운 전략'을 수립하라고 강조했다.
또 많은 경영자가 '최고 기업'이나 '보다 싼 값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등을 회사 전략이라고 착각하지 마라고 충고했다. 아울러 최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전사적인 비용 10% 감축 계획' 등을 세우는데 이는 기업을 단기간에 망하게 하는 재앙과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정한 전략이란 회사가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독특한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는 바람에 상품가격이 떨어지고, 기업은 낮은 가격에 맞추기 위해 품질을 낮추는 단기 대응책이 나오기 쉽지만 이는 잘못된 수순이라는 게 포터 교수의 지적이다.
이런 때일수록 경쟁사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회사가 포기해야 할 사업부문을 과감히 가려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경기흐름에 동요말고 기업 핵심가치 높여라
포터 교수는 다음 5가지 질문에 모두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면 아무리 경기가 어려워도 끄떡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첫째, 당신은 경쟁사가 절대 따라올 수 없는 독특하고도 복제할 수 없는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가.
둘째, 하지 말아야 할 사업 분야를 확실히 파악하고 있는가.
셋째, 차별화도니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있는가.
넷째, 생산 광고 판매 등 모든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가.
다섯째, 당신의 전략은 5년 이상을 내다본 장기 전략이 맞는가.
첫째, 당신은 경쟁사가 절대 따라올 수 없는 독특하고도 복제할 수 없는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가. 비슷한 제품, 비슷한 서비스를 단지 보다 싼값에 제공하는 것은 이렇다 할 경쟁력이 아니며 상황에 따라 경쟁사에 뒤질 수도 있는 물거품 같은 것이라는 얘기다.
둘째, 하지 말아야 할 사업 분야를 확실히 파악하고 있는가. 회사가 어떤 부분에 필살기를 갖고 있는지 파악하는 일 못지않게 포기할 부분을 명확히하는 것도 중요하다.
포터 교수는 요즘처럼 자원 제약이 심한 때는 더욱 이 질문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뒤집어 말해 이들 질문에 모두 자신 있게 답하지 못하면 앞으로 닥칠 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경고다.
남들과 비슷한 마케팅과 공급망, 애프터서비스 등 차별성 없는 가치사슬로는 경쟁우위를 얻기 힘들며 내년이면 바뀔 내구성 없는 전략도 전략으로서 쓸모가 없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포터 교수는 "이런 저성장 시기에 여러 기업이 한 분야에서 최고 서비스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은 모두가 망하는 최악의 선택"이라며 "한 기업이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고, 모든 기업이 한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도 없기에 내 기업만이 특정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독특한 가치를 찾아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많은 기업이 혼동하고 있는데 '월드 베스트'나 '업계 선도기업' 같은 슬로건은 단지 목표일 뿐 전략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케아(IKEA)가 다른 가구회사들과 달리 싸고 디자인이 단순하고 조립하기 편한 가구로 급성장한 사례나, 파카(Paccar)사가 개인 트럭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디자인이 차별된 트럭을 팔아 북미 시장에서 20%를 점유하게 된 비결도 제대로 된 자기만의 전략을 세운 덕분이라는 것이다.
이제까지 많은 기업이 얼마나 잘못된 목표를 세웠는지에 대해 포터 교수가 지적할 때마다 참가자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통감하는 모습이었다.
강의를 들은 한 대기업 임원은 "1시간이 짧았다. 더부룩한 속에 차가운 소화제를 들이부은 느낌이다. 기본에서 다시 시작하라는 포터 교수 말처럼 대학 1학년 경영학도로 돌아가 회사 전략을 다시 뜯어봐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출처:매일경제
Posted by mindguerilla